스토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임 내 요소와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해석한 것으로, 원작자의 의도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귀교 (女鬼橋)
소문에 의하면 한 교내 커플이 동호대학교 호수의 다리, 경관교에서 만나 사랑의 도피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정이 되어도 남자가 나타나지 않자, 여자는 홧김에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그 사건 이후, 자정 무렵 경관교에 있는 계단의 개수를 세며 올라가면 원래는 13개였던 계단의 수가 14개로 늘어나게 되고, 다리에서 여자 귀신이 나타나 목숨을 앗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진실은...
서로를 지극히도 사랑했던 왕 진렁과 첸 신후이. 신후이는 대만 핑동현의 명망 높은 가문 출신인 반면, 진렁의 가족은 보잘것없이 가난했다.
1979년 4월 무렵, 신후이는 아이를 갖게 된다. 평소 가난한 사람을 경멸하던 신후이의 부모님이 신후이가 진렁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던 진렁은, 1979년 6월 9일 신후이에게 편지를 보내 6월 10일 저녁에 경관교에서 만나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일련의 이유로 인해 진렁이 다리에 나오지 못하자 실망한 신후이는 다시 돌아가려 한다. 그 때, 누군가가 계단에서 신후이를 부른다. 신후이가 13번째 계단을 오르는 순간, 다섯 명의 남자가 튀어나와 신후이를 강간했으며, 이후 호수에 빠뜨려 신후이는 익사하게 된다. 1979년 6월 20일 오후에 비공식적으로 치르기로 했던 결혼식은, 결국 치를 수 없었다.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건이 있은 후 신후이를 강간했던 다섯 명은 모두 신후이와 똑같이 경관교 옆의 호수에서 익사하게 된다.
1979년 6월 18일, 학교 측에서는 도사를 불러 굿을 진행한다. 도사는 경관교에 부적을 붙여주고, 절대 떨어지게 둬서는 안 된다는 말과 함께 부적이 떨어지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칠성검을 건네주고 간다. 특히, 음기(陰氣)가 가장 강해지는 날인 2월 29일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2012년 여귀교 캠프
시 유칭과 자오 신챠오를 포함한 6명의 여귀교 캠프 멤버들은 2012년 2월 29일, 다리에서 담력 훈련을 하게 된다. 담력 훈련을 준비하던 중 신챠오가 실수로 다리 밑에 붙어있던 부적을 떼어내게 되지만, 신챠오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로 인해 담력 훈련을 진행하던 중 캠프 멤버들은 기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 뭐든지 할게! 사람도 죽일 수 있어. 뭐든지 할게... 제발... ”
하지만 모든 캠프 멤버가 죽은 것은 아니었으니,
신챠오는 매 4년마다 돌아오는 2월 29일에 다섯 명의 제물을 바친다는 약속을 대가로 여귀교 캠프 멤버 중 유일하게 살아남게 된다. 이 사건 이후 신챠오는 절친이었던 유칭을 지키기 못했다는, 그리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 살인자. ” “ ... 나... 난 살인자가 아니야... ”
2016년 여귀교 캠프
2015년, 신챠오와 더취안은 연애 중이었다. 더취안은 우울증으로 인해 점점 이상해져가는 신챠오에게 더 이상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고, 신챠오와 제대로 헤어지지도 않은 채로 바루와 연애를 시작한다. 여러 상황이 겹쳐 더욱 힘들어진 신챠오는 결국 자살 시도까지 하지만 여귀교의 귀신이 신챠오가 죽게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2016년에도 어김없이 여귀교 캠프는 2월 29일 담력 훈련을 진행한다. 2012년 사건 탓에 원래라면 진행이 어려웠겠지만, 계단의 개수를 세고 뒤를 돌아보는 과정을 생략하는 조건으로, 여귀교 캠프는 학교 측의 허락을 얻어낸다. 하지만 귀신에게 다섯 명의 제물을 바쳐야 했던 자오 신챠오는 그런 과정을 생략하지 말고 원래대로 진행하자는 제안을 한다.
“ 저기 말이야...생각해봤는데... 행사 때 그냥 계단 개수도 세는 건 어때? ” “ 문화대학교를 이기고 싶은거 아니었어? ”
신챠오의 제안을 수락한 여귀교 캠프 멤버들은 결국 여귀교의 귀신에게 하나하나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 네가 가장 아끼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 ”
“ 자. 날 죽여... 오래 전부터 죽고 싶었어... ”
리 티엔밍, 정 린언, 멍 바루, 리 웬야오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신챠오는 결국 죄책감이 극에 달하게 되고, 더취안에게 본인을 죽여줄 것을 요구한다. (게임 내에서 신챠오를 죽이는 선택지, 죽이지 않는 선택지 두 가지가 있으나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결국 신챠오는 벽돌에 맞아 죽게된다.) 신챠오는 귀신에게 바쳐지는 다섯번째 제물이 되고, 이후 더취안이 신챠오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2020년 여귀교 캠프
좌: 더취안 휴대폰
우: 나머지 캠프 멤버 휴대폰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캠퍼스에 사람이 이상하리만치 없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챕터별로 휴대폰을 처음 켤 때 나오는 잠금화면을 보면, 여귀교 캠프 멤버들은 모두 2016년도로 표시되어 있지만 더취안은 혼자 2020년도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억울하게 죽은 고인의 영혼은 원혼이 된다. 만약 적절한 성불 의식이 행해지지 않는다면, 죽었던 장소에 남아 죽기 직전의 마지막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된다.
게임 내의 전반적인 배경은 2016년이 아니라 2020년이다. 또한 더취안을 제외한 모든 캠프 멤버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다. 2020년, 더취안은 신챠오의 역할을 이어받았으므로 여귀교의 귀신에게 5명의 제물을 바쳐야 하지만, 더취안은 제물을 바치는 대신 저주를 풀기로 결정한다.
더취안은 저주를 풀기 위해 영계로 들어오는 데 성공했는데, 더취안의 노트에서
“ 멍 바루, 자오 신챠오에 대한 꿈을 꾸었다. 하지만 꿈이 아닌 것 같다. ”
라는 내용이 언급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꿈'이 현실과 영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며, 아침이 되면 현실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2월 29일의 아침이 되어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전까지 저주를 풀어야만 한다. 더취안을 제외한 캠프 멤버들은 모두 2월 29일의 저주 속에 갇혀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영혼들이며, 더취안만이 유일한 생존자이다. 더취안의 대사를 집중해서 보면 이전에도 계속해서 영계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계속해서 여귀교의 귀신에게 들키지 않고 영혼들이 직접 저주를 풀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 이번에는 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몇 번을 해도 똑같네. ”
“ 벌써 몇번째인지 모르겠어. 왜 망설여지는 거지? ”
“ 두 시간밖에 안 남았네. 서둘러야겠어. ”
다시 보면 더취안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게임 초반, 여귀교 캠프 회의가 끝난 후 더취안과 바루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 나중에 음료수 한 잔 사주면 풀리겠지. ”
“ 그래. 행사 끝나면, 뒤풀이에서 뭘 먹을지 정해달라고 부탁해. ”
“ 어... 뒤풀이... ”
“ 왜? 어디 특별히 가고 싶은 식당이라도 있어? ”
“ 아냐. 아냐. 너희들끼리 정해. 난 아무거나 괜찮아. ”
더취안은 이들이 뒤풀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 실은, 너한테 사과해야 할 것 같아. ”
“ 자오 신챠오. 고마워... ”
여귀교의 저주를 푸는 데 성공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게 된 더취안. 하지만 신챠오는 이미 2016년에 죽었고 현실로 함께 돌아갈 수 없기에, 더취안은 신챠오에게 사과한다. 신챠오에게 왕 진렁에 대한 정보를 받은 더취안은, 이후 현실로 돌아가 진렁과 신후이의 부모를 찾아 알아낸 사실들을 알리고, 유령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사유 (四有)
불교에서는 윤회전생을 사유(四有)로 설명한다. 철학 교실 파트에서 나왔던 생유(生有), 본유(本有), 사유(死有), 중유(中有)를 기억하는가?
전생의 업(業)에 따라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때를 생유(生有)라 한다.
그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을 본유(本有)라 한다.
그렇게 해서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을 사유(死有)라 하며,
죽은 후에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의 기간을 중유(中有, antarā-bhava)라 한다.
게임의 마지막 장면, 신챠오가 2016에 여귀교에서 죽었던 멤버들, 그리고 유칭과 재회하며 끝이 난다.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원혼이 되어 죽는 날을 끊임없이 반복하던 여귀교 친구들과 유칭. 신챠오가 여귀교의 저주를 풀며 모두가 무한한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하고, 다음 생으로의 윤회를 기다리며 서로 재회해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다.
이 부분이 바로 중유(中有, antarā-bhava)를 나타내는 것이다.